GTP 도입 어려운 저온 물류 창고, 무선 충전으로 해결

저온 물류창고는 그 특성상 기술 도입이 더딘 분야다. 상온 물류창고라면 비교적 쉽게 자동화 설비를 설치할 수 있지만, 영하의 냉동 환경이나 0~5도의 냉장 구역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GTP(Goods-to-Person) 시스템—즉, 상품이 작업자에게 직접 이동하는 자동화 방식—의 경우, 로봇과 설비가 저온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는데, 이는 생각보다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한다.

저온 환경이 주는 제약

저온 물류창고에서 GTP 도입이 어려운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1. 배터리 성능 저하
    리튬이온 배터리는 저온에서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영하 20도의 환경에서는 용량이 50% 이상 감소할 수 있어, 로봇이 잦은 충전을 필요로 한다.
  2. 결로와 부식 문제
    저온과 상온을 오가며 로봇이 움직일 경우, 표면에 결로가 생겨 전자 부품의 부식이나 센서 오류를 유발할 수 있다.
  3. 충전 효율 저하
    기존의 유선 충전 방식은 저온 환경에서 접점이 얼거나 습기에 노출되어 충전 효율이 떨어지고, 잦은 유지보수가 필요하다.

무선 충전이 바꾸는 판

최근 등장한 무선 충전 기반 로봇 시스템은 이런 한계를 크게 줄여준다.
다음은 그 장점들이다.

  • 접점 부식 방지: 물리적인 연결 없이 전력을 전송하므로 결로나 부식 문제를 최소화한다.
  • 유연한 충전 위치: 로봇이 경로 중간에 위치한 충전 패드 위에서 짧게 멈추는 것만으로 배터리를 보충할 수 있다.
  • 작업 중 충전 가능: 물류 이동 동선 안에서 자연스럽게 충전 구간을 통과해, 배터리 부족으로 인한 중단 시간을 줄인다.

이 방식은 특히 저온 물류창고처럼 ‘충전 환경을 마련하기 어려운 공간’에서 높은 효율을 발휘한다.

변화의 가능성

무선 충전 기술이 안정화되면, GTP 시스템은 저온 물류 분야에서도 확산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로봇의 가동률이 높아지고, 냉동·냉장 구역 내에서도 충전 인프라 제약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는 곧 인력 의존도를 낮추고, 주문 처리 속도를 높이며, 에너지 효율 개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저온 물류창고는 ‘혹한의 환경’이라는 장벽 때문에 자동화의 혜택을 가장 늦게 누리고 있다. 그러나 무선 충전 기술의 발전은 이 벽을 허물고, 차가운 창고 속에서도 로봇이 24시간 쉬지 않고 움직이는 시대를 앞당길 것이다.